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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NE 52 53 54 55%

작성자: LUNE 조회 수: 22457



의도와는 달리

우울해서 사느냐 죽느냐를 논할 때가 아니라

실제로 나의 몸은 점점 망가져 죽음에 가까워져 간다.


뭐 인간은 누구나 늙고 약해지고 병들어가는 거겠지만


의도해서 죽는 것보다 결코 아름다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작년까지만 해도 1년에 감기는 1번 정도 걸릴까 말까 했고


특히 목은 이상하리만큼 어릴 때부터 튼튼해서


목감기, 목아픔 같은 건 5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1년에 한번쯤 걸리는 감기는 실제로 엄청나게 피곤할 때 걸리는 몸살 또는 콧물 감기 정도로


하루이틀 지나면 대부분 나았었다.


하지만 바야흐로 2014년 7월 20일 경에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묻어온 바이러스때문에 걸린 감기는


8월을 거쳐 지금 9월 중순이 훌쩍 지난 이 때까지


엄청난 기침과 발열을 시작으로


그 간 갔던 병원만 4군데, 링겔을 맞고 피검사를 두번이나 하고 4번이나 엑스레이를 찍고


입 안에 털어 넣은  약만 해도 수백알은 되었을 터


하지만 감기는 천식이 되고 기관지염이 되고 임파선 부종이 되고 결국엔 연하장애까지


도통 나을 생각을 안하고 어딘가로 진행되어만 간다.


실제로 나는 7월 20일에


이미 주중에 지칠대로 지쳐 주말에는 쉬고 싶었고


하지만 너 말고는 대신할 사람이 없다는 말에 어쩔 수 없이


내 몸이 아프다고 해 봤자 이해해 줄 사람도 없으니까


왠지 좋지 않은 몸을 이끌고 병원에 갔던 거였다.


날은 더운데 에어콘은 켜져 있고


목욕시키는 동안 샤워실은 엄청나게 덥지만 나는 옷을 다 입고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고


목욕이 끝나 밖에 안오는 순간 에어콘 공기에 심하게 춥고 급 어지러워졌지만


아 그냥 어지러운가보다. 했는데


결국 그 다음날부터 지금까지 두달 동안 이지경이다.



애초에 나는 효녀도 뭐도 아니고


남을 위해 내 살을 깎아 줄 위인도 못된다.


그럴 수 있을 만큼 내 건강에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강요받고 또 강요받는다.



참 싫다. 인간이란 거.


대학병원엔 수많은 환자들이 있고


그만큼 더 많은 종류의 강력한 균들이 떠다닐 터.


애초에 아마


나는 지금 몸이 아파서 남을 케어할만한 상황이 아니고 오늘 거기 가면 내가 죽는다 라고 말했으면


아마 그들은 콧방귀나 뀌면서 웃기지 말라고 했겠지?


하지만 결국엔


몸도 안좋은데 바이러스 가득한 곳에 가는 바람에 병에 걸려서


나만 개고생이다...



두달동안 기침해 봤냐?


수많은 항생제를 털어넣고 몸이 견디지 못하는 그 느낌을 아냐?


약때문에 졸려 죽겠는데 일을 하는 중이라서 잠도 못자는 그 느낌을 아냐?


애초에 몸이 좋다고 해도 하루 종일 남 밑에서 남의 돈 받으며 일하는 그 느낌을 아냔 말이지


그렇게 일을 해 본 적이 없는데



나는 이제


더 못된 놈이 되려고 한다.


자꾸 맘 약해져 봤자 결국 잃는 것만 가득하다.


더 악해지고 더 강해지지 않으면


의도해서 죽는 게 아니라


진짜로 이대로 쭉 죽을 때까지


기침하느라고 노래도 못부르고 구질구질하게 죽을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게 죽어도 니들은 신경도 안쓰겠지


제발 이제 니들의 좋은 인간 코스프레에 나를 활용하려고 하지 마라.


나도 이제 더이상은 받아주지 않을 테니까.




글 자체가 구질구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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