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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NE EMPTY CASTLE #2

작성자: LUNE 조회 수: 6239


언제부터 그 성에서 살고 있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태어난 이후의 어느 순간, 지금까지 기억에 남아 있는 최초의 순간부터 나는 그 곳에 있었다.


어떤 이유로 내가 그 곳에 있게 되었는지, 또한 나 이외의 그 곳에 있었던 인물들 또한 왜 그 곳에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지만


알려고 하는 맘도 없을 정도로 어릴 때부터 당연한 듯이 그 곳에 있었다.


그 곳은 그다지 인간의 아이에게 적합한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 좋은 곳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그 안에만 있을 때에는 물론 당연한 듯이 전혀 모르고 있었지만...



누구나 그렇듯이 최초에는 자신의 공간이 표준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하고(생각 할 수 밖에 없고)

상상력이란 자기가 본 것, 느낀 것의 테두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니까 세계는 전부 그런 공간 단위들이 병렬된 더 큰 공간일 것이다라고


굳이 생각하려고 한 적도 없이 자연스럽게 당연한 듯 무방비했던 나에게


최초로 사회에 진출했을 때, 최초로 외부의 인간과 대화를 하게 됐을 때부터 접하게 된 이질감은


안개속을 걷다가 옷이 다 젖어 버리는 것처럼 생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내 온몸의 숨구멍 전부를 압박해 왔다.


살아가는 내내 나는


이 갭을 줄이기 위해 


인간이라면 그 외에도 연령대별로 해야할 일, 깨달아야 할 일이 너무 많은데


이 갭까지 줄여야만 했었던 나는 

언제나 남들보다 고군분투해도 늘 남들보다 부족한 채로


내내 발버둥쳐 왔다.



성에서의 삶의 시작의 실제 첫 기억들은 6살 내외로부터 시작되고


첫 기록은 4살 정도의 인형을 안은 내가 다른 존재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모습을 우연히 찍힌 사진으로부터이다.


그 시절에 사진 합성이라도 하지 않는 한 4살 정도에는 이미 내가 그 곳에 존재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성을 지금에 와서 짧게 설명하자면


그 곳은 고아원이나 아동 복지 시설에 어느 정도의 병원의 기능을 가진 곳과 비슷하다는 느낌이었다.


그 곳에는 어느 기간까지는 나 이외에도 나보다 나이가 더 많은 여자 아이 두명이 더 있었고, 나중에 또 한명의 여자 아이가 들어왔다.


성에는 마녀가 있어서 그녀는 노래를 불렀고, 그 노래들은 여러 곡이었지만 일 단위로 랜덤으로 반복되었다.


노래들 중에는 나를 위한 노래도 있어, 그 노래를 꼭 들어야만 했는데 그 이유는


나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병이 있었고, 그 노래에는 치료의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에게는


몸의 일부분이 - 주로 왼팔을 중심으로 왼쪽 몸으로 번져가는 - 무채색으로 변하는 병이 있었고


마녀가 노래를 부르던 중에 어느 특정한 노래를 들으면 조금씩 색깔이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나는 정기적으로 내 몸을 원래의 정상적인 색깔로 되돌리기 위해 마녀가 그 노래를 부르기를 기다렸다.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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